서울이 키운 천재, 천재가 빛낸 서울의 모습은 어떨까
서울이 키운 천재, 천재가 빛낸 서울의 모습은 어떨까
  • 김춘연
  • 승인 2020.10.30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관 작가 / 사진 주동식 ©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보통사람에 비해 극히 뛰어난 정신능력을 선천적으로 가진 사람. 천재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그러나 조성관 작가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그는 '어떤 인물의 업적이 물질적·정신적으로 공동체와 사회를 이롭고 윤택하게 한 사람'을 천재라고 부른다. 각자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고, 훌륭한 업적을 남긴 자라면 모두가 천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천재가 있었다. 조 작가는 지난 15년간 9개 도시에서 54명의 천재를 만났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클림트와 프로이트를, 체코 프라하에서는 카프카를, 미국 뉴욕에서는 앤디 워홀과 백남준 등을 발견했다.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뿐만 아니라, 그들이 흔적을 남긴 도시를 걸으며 삶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도시가 키운 천재, 천재들이 빛낸 도시를 찾아다닌 조성관 작가의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가 15년 만에 10번째 책이자 완결판 '서울이 사랑한 천재들'로 나왔다. 이번엔 서울을 무대로 활동한 5명의 천재인 시인 백석, 윤동주, 화가 박수근,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들에는 공통적인 특징 2가지가 있었다. 모두 1910년대생이라는 점, 그리고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이 없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울에서 자신의 능력을 만개했다. 조 작가는 이들이 머물렀던, 이들과 연관된 서울의 장소를 찾아 천재들의 삶과 업적을 반추한다.

책에는 그저 천재나 장소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만 설명하고 있지 않다. 직접 조사하고, 탐구하고, 찾아다니면서 알게 된 정보, 그리고 그에 대한 감상 등에 대해서도 풀어낸다. 그렇게 단순한 여행기나 위인전이 아닌, 조 작가 특유의 문화예술기행서로 완성된다.

 

 

 

 

 

 

 

© 뉴스1

 

 


백석 시인의 영역에서는 그가 기자로 일하며 묵었던 종로구 통의동 하숙집과 길상사 등을 둘러보고, 윤동주 시인의 영역에서는 연세대 교정과 윤동주 기념관, 서촌 누상동 하숙집에 더불어 일본 교토와 도쿄의 대학, 후쿠오카 형무소까지 찾는다.

화가 박수근 영역에서는 화가의 길로 들어선 이후 생업을 위해 일하던 미8군 PX 초상화 가게가 있던 곳, 창신동과 전농동 집터, 박수근미술관 등을 둘러본다.

정주영 회장의 영역에서는 그가 젊은 시절 공사장 인부로 일했던 고려대 본관,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 청운동 집, 하남 묘지 등을 찾는다.

특히 이병철 창업주의 영역에서는 그의 아들이자, 최근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이병철 창업주의 생가와 삼성의 모체가 된 옛 삼성상회, 호암미술관, 승지원 등을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레 그의 삶을 돌아보고, 이건희 회장의 생전 모습까지도 떠올리게 된다. 책에는 이 창업주의 타계 당시를 설명한 내용 및 이건희 회장의 젊은 시절 사진 등도 담겼다.

조성관 작가는 머리말에서 "이들이 세상에 왔다 가고 나서 서울과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뀌었다"며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은 1910년대생인 다섯 사람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작가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월간조선' 기자를 거쳐 '주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기자 출신 천재 연구가다. 저서로는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가 있고, 2010년에는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로 체코 정부로부터 공훈메달을 수상했다. 또한 <뉴스1>에서 '조성관의 세계인문기행'을 연재 중이다.

◇ 서울이 사랑한 천재들 / 조성관 지음 / 열대림 / 2만3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